회의가 중요한 이유
기업에서 회의는 단순히 의견을 교환하는 장에 그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시간과 함께 그것을 넘어서, 조직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구성원 간의 결속을 다지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기회의 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이러한 목표의 효과적인 달성보다는 시간과 자원의 낭비로 귀결되곤 합니다. 특히, 끝없는 회의로 인해 실제 작업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 줄어드는 경우야말로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그것을 기반으로 한 빠른 서비스 런칭이 목표인 스타트업 기업들에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죠.
그러나 실리콘밸리에서는 회의를 진행함에 있어 '짧고 굵게'라는 원칙을 중시합니다. 명확한 목표 설정, 참여자의 역할 분담, 그리고 효과적인 사후 조치 계획이 그 핵심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회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참가자 모두가 목표 달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이 생명인 스타트업의 성장과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임과 동시에 그것이 회의를 통해 구체화되고 더욱 가속화되곤 하죠.
실리콘밸리의 회의 문화를 탐색해보고자 한 이번 글의 목적과 이유는 간단합니다. 단순히 회의의 방식을 바꾸는 것을 넘어서, 조직 문화의 혁신과 팀 역동성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필수적인 변화로서, 기업과 조직에 새로운 관점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마존과 구글에서 어떤 형식과 규칙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지, 그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배우고 적용해야 할 요소들이 무엇인지 탐색해보고자 합니다.
구글만의 회의 문화
빠른 변화와 함께 유연한 에자일 문화로 대표되는 구글의 경우, 팀과 조직의 목표달성에 중요한 수단인 회의를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몇 가지 원칙을 명문화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원칙 아래 회의가 조직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도록 문화를 만들고 있으며 이는 팀과 개인의 리소스 또한 모두 극대화한다는 점에서도 기업의 효율성과도 직결됩니다. 그럼 구글 내 회의에서 지켜져야 하는 원칙들을 살펴보도록 하죠.
1. 모든 회의에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구글에서 진행되는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에겐, 누가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명확한 "의사 결정권자"를 지정할 것을 권장합니다. 이 의사 결정자는 회의의 주도권과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합리적 판단을 내려야 하죠. 되려 전체적인 흐름을 좌지하거나, 자유로운 의사의 도출을 막아서는 안 되겠죠. 우리의 회의 문화에 비춰본다면, 리더가 곧 의사결정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원칙은 잘 지켜지는 반면, 리더의 너무 강한 리더십이 회의에 참여한 팀원 개개인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막는 경우가 많죠.
이러한 점을 경계하여 의사 결정권자는 자유로운 회의가 진행되되, 회의논점에서 벗어나지 않고 의사결정에 필요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갈 수 있도록 안배해야 합니다.
2. 회의에는 명확한 목적과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예상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는 회의는 명확하게 정의된 목적과 구조가 부족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회의들이 당초 예상했던 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연장되곤 합니다. 이는 회의시간에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최종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목적 아래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죠.
구글에선 "회의를 소집한 이후, 그 내용에 대해 확인하고, 회의 목표를 설정하며, 참가자를 결정하고, (가능한 경우) 의제를 최소 24시간 전에 공유"해야 합니다. 그 이후 의사 결정권자는 회의 결의안을 요약하고 모든 참가자들에게 48시간 이내에 알려야하죠.
이는 곧 회의의 주제, 목차, 시간 및 준비 사항을 잘 정리해서 미리 회의 참석자들에게 공유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의가 1시간이면 회의를 주최한 사람은 1시간 이상의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회의가 불필요하게 늘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뿐더러, 회의에 임하는 순간부터 이미 팀원 개개인이 각자의 의견을 명확히 정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꼭 필요한 경우에만 회의를 가지세요.
구글에선 "모든 회의에는 목적이 있어야 하며 그 목적이 잘 정의되지 않았거나 회의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 회의를 중단해야 합니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정기 회의에 참석하는 자신을, 혹은 회의를 소집하는 스스로를 발견했다면 회의의 목적을 재정의하거나 반대로 회의를 취소해야 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명확한 목표와 과정 공유 없는 회의는 시간 낭비로 이어지기 쉽다는 사실을 구글은 직시하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 자유로운 회의라 할지라도 그것이 회의 목적에 얼마나 부합할 수 있을지, 또 그 회의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자리가 맞는지 끊임없이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회의는 재미나 보이는 잡담의 시간을 넘기 어렵게 됩니다.
4. 회의에 꼭 필요한 사람만 참석하되, 최대 8명을 넘지 않도록 하십시오.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해야 합니다. 방관자들은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으며, 열성적인 참가자가 너무 많으면 전체적인 회의에서 대화의 질이 떨어집니다.
희의를 마친 이후에도 회의 내 결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과 회의 결과를 공유해야만 합니다. 보다 구체적인 회의 참여 인원에 대해 구글에선 8명을 최대 인원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만, 충분한 개인의 의견 발표 시간을 고려한다면 5명 이내가 가장 적극적인 회의 참여와 이를 통한 높은 수준의 논의 및 협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5. 회의 진행 시간은 엄격히 지켜져야 합니다.
회의는 정해진 시간에 시작한 뒤 정해진 시간에 종료되어야 하며, 회의에서 나누었던 토론은 정리 및 요약되어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공유되어야 합니다. 만약 회의가 오래 지속되어야 하는 경우 적절한 휴식 시간을 일정에 포함시켜야 하죠. 중간에 휴식이 필요한 정도의 시간까지 회의가 지속되어야 하는 경우라면, 결론으로 이어지는 각 단계별로 회의의 목적을 구분하여 각각의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회의가 일찍 마무리될 경우, 남은 시간을 채울 필요 없이 조금 일찍 회의시간을 종료해도 좋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다시 자신의 업무로 돌아가는 시간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기업에서 개개인의 시간은 곧 비용과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6. 회의에 완전히 몰입하십시오.
회의는 여러 사람의 시간을 동시에 사용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입니다. 개인의 업무에서 미진한 문제, 혹은 시간 낭비는 개인의 책임으로 귀결됩니다. 그러나 회의에 온전히 몰입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는 개인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팀 전체의 생산성과 직결됩니다.
구글의 전 CEO 슈미트는 구글에서 이것이 가장 따르기 어려운 규칙이었다고 말합니다. 팀원들에게 회의 시간 동안 노트북을 닫으라고 말하는 건 지금도 여전히 힘든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각자가 타인의 노트북 화면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로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내 업무와 직결되는 안건이 아니거나 내 관심사가 아니라면 사람들은 노트북으로 다른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의 시간이 투입되는 회의시간은 그만큼의 집중력을 가지고 참여해야 합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노트북 역시 지참하지 못하도록 안내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참한다 하더라도 화면을 닫아 놓은채 미팅 안건에 집중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아마존만의 회의 문화와 특징
이번에는 아마존의 회의 원칙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죠.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러하듯, 세계적인 전자 상거래 기업 아마존 역시 특유의 빠른 속도 위주로 모든 것을 빠르게 결정하는 기업입니다. 회의 진행에 앞서 불필요한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건 낭비라고 정의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회의 역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으로 정의하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회의 문화로 6-Pager (Narrative) 가 있습니다.
6-Pager (Narrative)
이는 회의 진행에 앞서 회의 안건을 파워포인트 대신 6장의 종이에 모든 것을 정리하는 것을 말하며, 그 정리 역시 단순히 서술하듯이 쓰는 방식을 전제로 합니다. 고객 중심 관점으로, 회의를 할 때에는 고객이 이 회의에 있다고 생각하고 회의 안건을 풀어가도록 합니다.
이 6-pagersms 미팅 전에 공유해야 하고, 미팅이 시작되면 모두가 첫 5분~10분 동안 그 6페이지를 다시 한번 읽어 보면서 질문할 거리를 준비하도록 합니다. 이는 사전에 회의의 내용에 대해 충분히 숙지를 시킴으로써 회의 시간에서는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했을 수 있는 포인트를 짚어주는데 시간을 쓰도록 하죠. 또한 6-Pager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함께 미팅을 준비하는 팀원들로 하여금 명확한 방향을 합의하는데에 도움이 됩니다.
2 Pizza Rule
또한 '아마존'에는 '2 Pizza Rule'이 존재합니다. 이 규칙은 두 개의 피자로 배부를 채울 수 있는 인원, 대략적으로 5~7명 정도의 소규모 팀으로 회의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더 빠른 실행을 도모하며, 각 개인의 의견이 더욱 쉽게 반영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또한 아마존에선 회의 목적에 따라 꼭 참석이 필요한 직원들이 직접 회의를 진행하게 됩니다. 단순히 회의 내용을 알아야 하는 사람들에겐 회의 결과를 정리해 공유하죠. 이렇듯 아마존은 회의 참석 인원수를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소수의 참여 인원에 의해 고효율의 회의가 진행되도록 장려합니다.
아마존의 이러한 회의 문화는 그들이 어떻게 세계 최대의 온라인 소매업체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반영합니다. 이러한 기반 아래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발전, 신속한 의사결정 과정, 그리고 강력한 실행력의 핵심이 되며, 다른 기업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전파하죠.
전달보다는 소통
회의 시간에 아마존의 직원들은 불필요한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발표 진행을 위한 노트북 등을 제외한 전자기기 없이 회의가 진행되죠. 발표자의 의견을 잘 경청할 수 있을 뿐더러 참여원들의 집중력도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6-Pager와 함께 줄어든 발표 시간은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줍니다.
이를 통해 아마존에선 효율적인 회의를 위해 '전달' 보다는 '소통'에 집중하죠. 이와 함께 회의 참가자들에게는 높은 수준의 참여와 주의가 요구됩니다. 서면 문서를 통해 제공된 정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토론 참여가 필수입니다. 아마존은 이런 방식을 통해 모든 의견이 청취되고, 창의적이며 비판적인 사고가 장려되는 문화를 조성하고자 하죠.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회의문화
실리콘밸리의 거인이자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기업들의 회의 문화는 다른 어느 곳과도 확연히 구분되는 독특한 특징과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효율성, 혁신, 그리고 고객 중심의 지향점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과정에 경중을 두거나 의사결정권자가 중심이 되는 우리의 회의 문화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활발한 의견 개진과 토론, 그것을 통한 더 나은 의사결정이야말로 회의에서 달성해야 하는 본질이자 다자간의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이기도 합니다. 앞서 소개한 구글과 아마존의 사례를 통해 회의의 진정한 목적을 떠올리시길 바랍니다. 우리 팀의 회의가 지나치게 과정과 형식에 매몰되어 있진 않은지, 소통보단 숙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진 않은지, 팀원 모두가 회의에 온전히 몰입하고 있는지 돌아보시길 바라며, 이를 통해 각자의 팀과 조직에 조금 더 나은 회의문화를 정착시키길 바랍니다.
구글과 아마존을 통해 살펴보는 실리콘밸리의 회의 문화 요약
명확한 회의 리더(주도자) 지정
명료한 회의 목적 설정
꼭 필요할 때만, 한정된 시간 안에 최소 인원과의 회의 진행
회의 준비는 간단한 양식으로 철저하게
회의 시간에는 소통 위주로 회의에만 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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